내가 파이썬을 그만두고 iOS를 배우기 시작한 이유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우선 우리 학교 1학년 학생들 중에서 파이썬을 전공하는 학생은 나 하나밖에 없다. 방과후에 파이썬 수업이 있어도 딱히 집중하는 학생은 없다. 나 하나밖에 없다는 것은 협업이 중요시되는 개발 환경에서 협업을 경험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iOS 전공자는 상당히 많다. 작년까지만 해도 학교에 iOS 개발자가 1~2명이었다고 하는데 이번 1학년에서는 iOS 전공자가 4명, 희망자까지 포함하면 6명이 넘는다. 학생 수가 적은 우리 학교에서는 상당히 많은 숫자다.
가장 중요한 건, 파이썬으로 할 수 있는 건 많은데 고르기가 어려웠다. 취업 쪽에서 생각하면 대표적으로 백엔드와 인공지능이 있다. 그런데 나는 딱히 웹 개발을 하고 싶진 않고, 인공지능은 우리 학교에서 가망이 없는 분야 중 하나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내가 '앱등이'라는 점과 맥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있다. iOS 개발을 하려면 맥북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점이 될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 학교의 멘토 멘티 활동에서 iOS 과목을 선택하며 진로를 바꾸게 되었다.
Swift 기초를 배우고 코드로 UI를 짜본 경험이 있는 나는 SwiftUI에 더 쉽게 적응했다. 그렇게 팀 디 벨레에서 iOS를 맡아 개발한 어플리케이션 '그린쉐어'는 예선에는 붙었지만 본선에서 광탈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앱의 완성도와 구현 가능성 때문인 듯 하다.
이 대회에서 탈락한 것을 계기로 내 진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물론 본선에 붙지도 않았는데 개발을 시작해버린 내 잘못도 있지만, 그 때 너무 집중한 바람에 탈락 후 번아웃 증후군이 와 버렸다. '내가 과연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머리를 메웠다.
그래도 다시 정신을 차리고 다른 대회 준비를 시작했다. 이번엔 삼성 주소창이었다. 이번에도 팀에서 iOS 개발을 맡고 알레르미를 계획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서둘러 개발을 시작하지 않았다. 아마 이 대회의 결과로 내 진로가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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