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원래 기숙사에 전자기기는 반입하면 안 된다. 그런데 해커톤 할 때는 사감 선생님께서 흔쾌히 허락해주시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 남사감은 허락 안 해줬다. 불편하면 자세를 고쳐앉으라길래 자세를 고쳐앉고 새벽에 코딩을 시작했다.
팀원들의 호실이 다 다른 만큼 로컬 서버를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 개인 리눅스 서버에 jar 파일을 올려 켜 놓고 작업했다. 그렇게 새벽에 전날 미처 완성하지 못한 글쓰기 기능을 완성했다.
- 2일차 시작
오후 1시 반이 프로젝트 마감이었다. 오후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남은 기능은 알림, 프로필, 검색 기능이었다. 그나마 쉬운 프로필 기능부터 개발하기 시작했다. 사용자가 작성한 게시물은 메인 화면의 뷰를 재활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알림 기능을 만들기 시작했다. 어려운 푸쉬 알림은 아니었다.
마지막은 검색 기능이었다. 서버 놈이 검색 기능을 괴상하게 만들어놔서 로컬에서 해결했다. 2일차 오전 11시, 3시간 30분을 남기고 iOS 버전을 완성했다.
- 발표자료
시간상 제출 자료는 '발표 영상'으로 대체되었다. 나는 개발자 이전에 영상 제작을 전공했었기에 좋은 소식이었다. 나중에 따로 글을 쓸 예정이지만 나는 마케팅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무리 개발을 잘 해도 PPT를 굴림체로 만들면 없어 보이기 마련이다.
열심히 만든 우리 작품에 고상한 포장지를 씌워줄 시간이다. 굉장히 오랜만에 애프터이펙트를 켰다.
예전보다 폼은 안 나지만 그래도 PPT보다 간지나는 영상을 만들었다. 심사위원에게 우리 작품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었다.
- 결과
영상과 내용을 요약한 PPT를 첨부했다. 이제 정말 끝이 났다. 작년 해커톤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진행한 해커톤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대상이다.
이번에도 나는 실패를 극복해냈다.
- 후기
우리 팀의 팀원들은 1학년 중에 개발을 잘 하는 편에 속했다. 거기다가 우리는 1학년 과정을 마치고 실력이 더 발전했다. 하지만 실력이 발전한 건 우리 팀만이 아니었다. C언어로 데이터베이스를 만든 팀이 있다고 하면, 우리 학교 전체를 모델링해서 메타버스로 만든 팀도 있었다.
이런 경쟁자들을 이기기 위해 우리는 보다 확실한 차별점이 필요했다. 올해 인공지능과를 신설한 것을 보면 우리 학교는 분명히 AI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AI는 개발 속도가 느려 해커톤에서는 불리해 다른 팀들은 사용하지 않았다. 나는 CBT 중인 클로바 스튜디오에 지원해 확실한 AI 개발 환경을 확보했다.
그렇게 유일한 AI 아이디어를 가지고 대상을 손에 쥐게 되었다. 나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믿는다.
- 바닥글
STA+C의 실패를 극복하고 주소창에서 성공한 것처럼, 이번에도 작년 해커톤의 실패를 극복해 대상을 탔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실패에 절망은 조금만 하고 극복하길 바란다.
그 실패를 극복하는 순간 아무도 당신을 막을 사람은 없다.
조만간 토스 방문기를 올려야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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