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초등학교 5학년 때 용돈을 모아 중고로 구입한 15년식 맥북프로를 시작으로 내 애플 라이프는 시작되었다.
macOS에 적응하는 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예전에 호기심에 해킨토시를 만져본 적도 있었고, 유닉스 환경도 리눅스와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비록 게임도 돌아가지 않는 저사양이었지만 마음 놓고 스타벅스를 출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애플에 지금처럼 진심은 아니었다. 메인 컴퓨터도 윈도우였고, 휴대폰도 갤럭시였다. 그런데 쓰다 보니 점점 애플만의 매력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애플로 완전히 넘어가게 된 계기가 생겼다.
당시 나는 내 휴대폰이었던 갤럭시 A8에 대해 큰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대리점에서 프리미엄급이라고 홍보해놓고 실상은 5년 전 아이폰보다 느려터진 서브폰보다 못한 기기였기 때문이었다. 흔한 수법의 사기였지만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속아 넘어가버렸다.
어느 날, 친구가 자신의 아이폰이 iCloud 계정에 로그인하려면 다른 애플 기기가 있어야 한다며 내 맥북을 빌렸다. 그래서 내 맥북에 친구의 iCloud 계정을 입력했더니 사진과 메시지가 연동되고 심지어 맥북으로 전화까지 왔다.
애플을 미친 듯한 연속성에 감동한 나는 친구에게서 고장 난 아이폰 6S를 받아 고쳐서 서브폰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때는 2018년, 2015년식 아이폰 6S가 출시된지 3년이나 지났을 때지만 최신 소프트웨어에 빠릿빠릿하기까지 해 얼마 지나지 않아 갤럭시를 제치고 내 메인폰이 되었다. 적응도 생각보다 빨리 되었다.
맥에서 휴대폰으로 눈길을 잠깐 돌렸던 내게 다시 하나의 시련이 찾아왔다. 바로 메인 컴퓨터였다. 2018년 기준 내 메인 컴퓨터는 라이젠 7 2700X에 RTX2070이 달린 LED로 튜닝된 삐까뻔쩍한 조립 컴퓨터였다.
그런데 내가 돌리던 프로그램이 너무 무거워서(C4D, Blender 등) 컴퓨터가 버티질 못했고 윈도우 + 어도비의 조합은 미친듯이 응답 없음을 뿜어냈다. 반면 맥북으로는 사양에 비해 이런 프로그램들이 잘 돌아갔고, 이런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을 OS로 판단했다.
그래서 산 아이맥 MRR12KH/A, CPU도 메모리도 그래픽카드도 다운그레이드 되었지만 macOS를 데스크탑에서도 쓸 수 있다는 꿈에 그리던 모습에 그런 문제들은 집어치웠다.
눈에 씌여진 콩깍지 때문인지 아니면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원래 쓰던 메인 컴퓨터보다 프로그램들이 잘 돌아갔다. 비록 게임과 한컴을 포기해야 했지만 애플 기기는 3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앱등이가 아니다. 사람들은 아이패드를 사면 맥북이 갖고 싶고, 맥북을 사면 아이패드가 갖고 싶다고 한다. 물론 두 개를 다 사면 끝이지만 나는 그만한 돈이 없었기 때문에 맥북을 아이패드로 바꾸기로 결심했다.
아이패드 프로는 비싸고 그냥 아이패드는 라미네이팅이 안 돼있어서 중간 라인업인 에어를 선택했고 처음으로 쿠팡이 아닌 애플 공홈에서 구입하였다. 타이밍이 잘 맞았는지 프로모션으로 Beats Solo3 헤드셋도 받았다.
모바일 배그도 잘 돌아갔고 앞서 말한 미친 듯한 연속성도 좋았기 때문에 아이패드를 계속 사용할 줄 알았지만 모두가 예상했듯 나는 또 맥북병에 걸리게 된다. 맥북을 3년 동안 세 번 바꾼 스토리는 다음 글에서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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